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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ㆍ칼럼

[역사완성] "지록위마(指鹿爲馬)" 왕에게 거짓을 강요하는 신하

간신 '조고'가 황제에게 사슴을 말이라며 겁박한다



2천년 전 중국을 처음으로 통일한 진의 시황제(始皇帝)는 광활한 제국 곳곳을 시찰하는 여행을 다녔다. 이렇게 천하통일 이후에도 무리한 일정을 강행하던 시황제는 결국 건강이 악화되어 시찰 중 중병에 걸리게 되었다.

황제를 보필하던 환관 조고(趙高), 승상 이사(李斯)를 위시한 측근들은 황제가 죽으면 태자 부소(扶蘇)가 즉위하게 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서 비상대책에 들어갔다. 며칠 동안 논의를 거듭한 그들은 급기야 황제의 유서를 위조하기로 결론지었다.

그들은 황제의 유서를, 까탈스러운 태자 부소 대신 그들이 통제하기 쉬운 18번째 아들 호해(胡亥)에게 제위를 물려준다는 내용으로 위조했다.

며칠 후 시황제는 붕어하게 되고 조작된 유서의 내용대로 호해가 황제에 즉위하게 된다. 변방에서 이민족과 대치중이던 태자 부소는 날벼락 같은 서신을 받고 끝내 자결했다고 전한다.

모자라기 그지 없는 호해가 황제에 등극하자, 호해를 황제로 만든 간신들이 득세하게 되었다. 권력을 잡은 환관 조고는 아예 권력을 독점하기위해 유서 위조에 가담했던 이사 등 정적을 제거해 버렸다. 이제 천하는 조고 한 사람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다.

호해는 황제로서 정사를 펼치지 못했고 그저  조고의 눈치를 보기에만 급급했다고 기록되어있다. 조고의 생각이 황명이 되고 제국의 정책이 됐다.

어느날 조고는 자신의 힘이 황제의 권위를 능가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 한가지 술책을 생각해 냈다.

황제와 대신들이 모두 모여있는 자리에 사슴을 끌어다 놓고 황제 호해에게 보여주었다.

"폐하 제가 폐하를 위해 좋은 말을 구했나이다"
"흠...말이라뇨 저건 분명히 사슴인것 같소"
"아닙니다. 저건 말입니다. 그렇지 않소 여러 대신들?" 

어전에 있는 대신들은 조고의 눈치만 볼 뿐 모두 꿀 먹은 벙어리 처럼 말을 못하고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조고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신하에게 물었다.
"이것이 말이 아닌가요~?"
"분명 말이 맞습니다"

그 신하는 눈을 부릅뜨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조고의 서슬에 눌려 사슴을 말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조고의 얼굴엔 만족한 웃음이 흐르고, 황제 호해는 어처구니 없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제 자신의 권위는 없어지고 그 모든 힘이 사슴조차 말로 만들어 버리는 조고에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황제의 권위와 위계가 무너진 진왕조는 오래 갈 수 없었다. 간신이 판치는 세상이니 나라꼴이 오죽하겠는가. 

못살겠다는 백성들의 원성은 극에 달하고 진승(陳勝) 오광(吳廣)의 난이 발생하며 진왕조는 외부 세력이 아닌  스스로 멸망의 길을 가게된다.

군웅들이 할거하는 춘추시대에 진나라는 법가를 채택한 상앙(商鞅), 진의 부강을 이끈 여불위(呂不韋) 등의 노력으로 변방의 제후국에서 강력한 국가로 거듭나고 급기야 중원 최초의 통일국가를 이루었지만 진시황 사후 환관 조고의 농단으로 삼십년도 채 안되서 패망하게 되었다.

이러한 진왕조의 모습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시기에 또 다른 나라에서도 볼 수 있다.

춘추시대 제환공(桓公)은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를 등용해 첫번째 패자(霸者)가 되었지만 관중 사후, 역아(易牙)와 수초(豎貂) 등 간신들의 농간으로 제나라는 패자의 지위를 상실하고 환공 자신 또한 비참한 말년을 보내다 사망하게 된다.

국가를 창업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가를 망하게 하는 데에는 간신 몇 명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역사는 전해주고 있다.

이런 사실은 보편적인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도입한 현대사회에서도 똑같이 보게된다.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위해 애쓰고 또 정적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등,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수고가 필요하다. 그러나 막상 집권하고 나면 이제는 누릴 것과 얻을 것에 몰두하느라 국민과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특히나 대통령 중심제인 우리나라는 더욱 그러하다. 삼권분립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제왕적 대통령 시스템을 갖고 있기에 대통령 한 사람의 마음가짐과 생각이 국가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당연히 대통령이 만능은 아니다. 최고 지도자로서 리더쉽을 발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대통령이 정책을 수립하고 펼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고 보좌할 참모진의 역할과 능력이 대통령 못지않게 중요하다. 

정치적 경력이 짧은 우리 대통령에게 많은 조언과 쓴소리 그리고 용기를 주어 국민들의 신뢰를 끌어낼 수 있는 보좌진과 곁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있는지...

요즘 언론과 각종 미디어에서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든다. 혹시라도 대통령에게 사슴을 말이라 얘기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


[이 글의 내용은 산업경제뉴스와 무관한 필자의 의견입니다.]


■ 이완성 자유기고가ㆍIT전문가

STX중공업과 아남반도체 근무,

현재 IT컨설턴트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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